주일 설교에서 전하는 핵심 메시지
십자가를 지는 삶, 죽음이 열매가 되는 역설
저주에서 영광으로
김복음 목사 · 2026년 10월 23일십자가는 원래 로마 제국이 가장 흉악한 죄수를 처형하던 도구였습니다. 사흘에서 닷새 동안 피를 흘리며 고통 속에 죽어가는, 인간이 고안한 가장 잔인한 형벌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그 십자가를 목에 걸고, 벽에 붙이고, 자랑으로 삼습니다. 무엇이 이 극적인 전환을 가져왔을까요?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십자가 위에서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셨기 때문입니다. 저주의 상징이 구원의 표상이 된 것은, 하나님의 아들이 그 위에서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1. 놋뱀과 십자가, 바라보는 자마다 살리라
예수님은 밤에 찾아온 바리새인 지도자 니고데모에게 뜻밖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율법을 지켜야 구원받는다고 믿었던 그에게, "거듭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당혹스러워하는 니고데모에게 예수님은 광야의 놋뱀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하나님을 원망하다 불뱀에 물려 죽어갈 때, 모세가 놋뱀을 만들어 장대에 달았습니다. 바라보는 자마다 살았습니다. 종교적 행위가 아니라, 단순히 바라보는 믿음이 생명을 가져왔습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함이라."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바라보고 믿는 자마다, 남녀노소 빈부귀천 없이 구원을 받습니다.
2. 십자가의 도, 하나님의 능력이요 지혜
바울은 아덴의 아레오바고에서 최고의 철학적·신학적 연설을 했지만, 회개한 사람은 세 명에 불과했습니다. 그 실패 이후 고린도에서 그는 결심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힌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않기로 작정하였노라."
십자가의 도는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처럼 보입니다. 유대인은 표적을 구하고, 헬라인은 지혜를 찾습니다. 그러나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 십자가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입니다. 아무리 유식한 말과 철학적 논리로 설명해도 사람의 마음을 바꾸지 못합니다. 오직 성령의 나타남과 능력으로, 십자가의 복음이 그 마음에 전달될 때 변화가 일어납니다.
3. 성도의 십자가, 모두에게 주어진 것
예수님의 십자가가 우리를 구원했다면, 구원받은 성도에게는 각자 짊어져야 할 십자가가 있습니다. 남편이 십자가가 되고, 아내가 십자가가 되고, 자녀가 십자가가 되고, 건강이 십자가가 됩니다. 십자가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나님이 왜 이 고통을 허락하실까요? 십자가는 우리의 정욕과 탐심을 죽이고(갈라디아서 5:24), 우리를 깨뜨려 순종하게 하며(빌립보서 2:8), 기도하게 하고 믿음을 강하게 합니다. 편안할 때는 기도하지 않습니다. 답답하고 고통스러울 때 비로소 무릎을 꿇습니다. 그 기도 속에서 믿음이 자랍니다.
4. 저항이 아닌 수용, 소가 홍수를 건너는 법
홍수가 났을 때 말은 헤엄쳐 빠져나오려다 지쳐 죽고, 소는 물에 몸을 맡겨 떠내려가다 언덕에 걸려 살아납니다. 십자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힘으로 밀어내고 저항하면 오히려 더 깊이 빠집니다. 그러나 십자가를 내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몸을 맡기면, 그 십자가가 결국 축복의 통로가 됩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으로 투옥된 한 교사는 감옥에서 "나는 죄인이 아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성령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너는 내 앞에서 죄인이다." 충격과 고통 속에서 그는 십자가를 바라보았고, 그 십자가에서 하나님의 광채가 넘쳐나며 자신의 모든 죄가 씻겨지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그 감옥이 그의 인생을 바꾼 십자가였습니다.
5. 죽어야 열매를 맺는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한복음 12:24)
내가 십자가를 짊어지고 죽는 만큼, 그리스도의 부활 생명이 나타납니다. 상대가 변화되기를 기다리기 전에 내가 먼저 깨어지고 변화받을 때, 그 변화의 역사가 주변으로 퍼져나갑니다. 십자가는 살라고 주는 것이 아니라 죽으라고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죽음이 부활을 낳습니다.
핵심 통찰
• 십자가는 저주의 도구였으나, 예수님이 달리심으로 구원과 영광의 표상이 되었다
• 율법의 행위가 아니라 십자가를 바라보는 믿음이 구원의 길이다
• 십자가의 도는 인간의 지혜가 아닌 성령의 능력으로 전달된다
• 성도 각자에게 주어진 십자가는 깨어짐과 순종과 기도를 위한 하나님의 선물이다
• 십자가를 저항하지 말고 받아들일 때, 부활의 역사가 시작된다
• 내가 죽는 만큼 그리스도의 생명이 나타난다
맺음말
십자가 없는 구원도, 십자가 없는 부활의 영광도 없습니다. 지금 내 삶에 무겁게 느껴지는 그 십자가가, 사실은 하나님이 나를 변화시키고 열매 맺게 하시려는 통로일 수 있습니다. 새의 날개가 무겁지만 그것으로 날 수 있듯이, 내 십자가가 무겁지만 그것이 나를 하늘로 이끕니다.
오늘 내게 주어진 십자가를 한 번 조용히 바라보는 시간을 천천히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내가 여호와를 항상 송축함이여 내 입술로 항상 주를 찬양하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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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음 목사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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